늘한 회색 빛깔이 감도는 공간에 단정히 놓인 책 한 권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표지에 고개를 살짝 들어 미소 짓는 이세돌의 모습이 선연하게 자리 잡았다. 바둑판의 흑백 점들이 배경을 장식하며, 그의 시선과 손끝에서 묻어 나오는 고요한 자신감이 페이지 너머로 번져온다.
표지에는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라는 제목이 큼직하게 인쇄돼 있다. 바둑판 위를 자유로이 활보하던 천재 기사였던 이세돌이 이제는 인생을 읽는 방법을 말하려 한다는 상징적 메시지가 묘한 울림을 자아냈다. 숱한 이야기와 경험, 그리고 한 번뿐인 바둑 인생의 깊이가 잔잔하게 전해진다.
